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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장군 흉상 존치 논란: 역사적 인물 기념의 올바른 기준 정립을 위하여

중립,중도,객관적 역사

by bangaru 2024. 4. 2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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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장군은 일제강점기 항일무장투쟁의 선봉에 섰던 독립군 지도자로, 1920년 봉오동전투와 청산리대첩 등에서 큰 전과를 올리며 독립운동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그러나 최근 육군사관학교 내 그의 흉상 존치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홍 장군의 소련 공산당 활동 이력 등을 문제 삼아 흉상 철거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적 인물 평가, 시대상과 맥락 고려해야

 

역사적 인물을 평가할 때는 그들이 활동했던 시대상과 맥락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1910-20년대 항일무장투쟁 시기 독립운동 진영은 여러 갈래로 나뉘어 활동했고, 이념과 노선을 달리하는 세력들 간 연대와 갈등이 복잡하게 전개되었다. 홍범도 장군 역시 독립전쟁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소련 등과 교류하면서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독립운동 업적에 대한 공정한 평가 필요

 

홍범도 장군의 독립운동 업적 자체를 폄훼하려는 시도는 경계해야 한다. 일제에 맞서 무장투쟁을 전개했던 홍범도 장군의 활약과 리더십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특히 1920년 청산리대첩은 일본 정규군을 대파하며 조선 독립군의 저력을 보여준 역사적 승리였다. 당시 독립군 통합을 주도하고 후속 세대를 양성하는 데도 힘썼던 홍 장군의 공적은 결코 가볍지 않다.

 

 

 

공과 함께 살펴 객관적 평가해야

 

홍범도 장군의 소련 활동에 대해서는 실상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소련 공산당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고 해서 그의 독립운동 업적마저 부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싸웠던 투지, 조국 독립을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정신은 우리가 기억하고 본받아야 할 부분이다.

 

 

 

2019년 여론조사, 국민 다수가 흉상 보존 찬성

 

2019년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5.9%가 홍범도 장군 흉상 존치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2021년 유해봉환 당시에도 독립유공자로서 홍 장군의 삶과 정신을 기리는 추모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이는 우리 사회 다수가 여전히 홍범도 장군을 독립운동의 영웅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건국훈장 추서 등 공식 평가도 이뤄져

 

대한민국 정부는 홍범도 장군의 공적을 인정해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2021년에는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정부 차원의 흉상 건립과 유해봉환 등 공식 예우도 이어져 왔다. 이런 점에서 홍범도 장군은 제도적으로나 여론의 측면에서 이미 독립운동가로서의 위상을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사회적 합의와 토론 거쳐 기념 기준 세워야

 

역사적 인물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사회적 논의와 합의 과정을 거쳐 이뤄져야 한다. 기념과 추모가 특정 집단의 정파적 잣대로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홍범도 장군 사례에서도 장군의 생애와 업적 전체를 조명하고, 학계와 전문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공론의 장이 필요해 보인다. 성급한 흉상 철거보다는 숙의와 토론으로 기념의 기준을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

 

 

 

역사 인식의 성숙이 필요한 시점

 

한 사회의 역사 인식 수준은 역사적 인물을 대하는 태도에서 드러난다. 영웅 만들기나 폄훼가 아닌 균형 잡힌 평가, 과거에 매몰되기보다 현재적 의미를 되살리는 기억의 작업이 중요하다.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선열들의 삶을 기리는 일이 과거에 대한 노스탤지어로 그치지 않고,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교훈과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독립운동가에 대한 기념 논란이 반복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아직 성숙한 역사 인식을 정립하지 못했음을 방증한다. 홍범도 장군 흉상 사례를 계기로, 역사적 인물의 공과를 어떻게 기억하고 후대에 전할 것인지 깊이 있게 고민해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