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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의 소통 혁명: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와 AI가 열어갈 새로운 세상

기술 발전 근황

by bangaru 2024. 5. 2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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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인간과 동물은 함께 지구라는 공간을 공유하며 살아왔다. 고대부터 인간은 동물에게서 영감을 얻고 지혜를 배웠으며, 예술과 문화 속에서 동물은 중요한 소재로 다뤄졌다. 하지만 인간과 동물 사이에는 언제나 소통의 장벽이 존재했다. 서로의 언어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 채, 오해와 갈등이 반복되곤 했다.

그러나 최근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와 인공지능(AI) 기술의 비약적 발전은 인간과 동물의 소통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동물의 감정과 생각을 읽고 교감하는 것이 머지않아 현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순히 호기심을 넘어, 인간과 동물의 관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BCI 기술로 동물의 마음을 읽다

BCI 기술은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를 해석해 기기를 제어하거나 의사소통하는 기술이다. 현재 이 기술은 주로 의료 분야에서 연구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동물과의 소통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2021년 4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뉴럴링크社는 원숭이가 뇌의 힘으로 비디오 게임을 하는 영상을 공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머스크는 이 기술이 장애인의 의사소통을 돕고, 더 나아가 동물과도 소통하는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실제로 UC버클리 대학의 연구팀은 청각 피질에 전극을 이식한 개가 사람의 음성 명령을 이해하고 행동으로 옮기는데 성공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쥐의 두뇌에서 불안감 관련 뇌파를 포착해 이를 완화시키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러한 연구들은 BCI 기술로 동물의 감정 상태나 욕구를 파악하고, 문제 행동을 교정하는 것이 가능함을 시사한다.

AI 동물 번역기의 등장

BCI와 함께 동물과의 소통을 앞당길 또 다른 기술은 AI이다.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동물의 소리와 행동을 분석하면 그들의 언어를 해석할 수 있게 된다.

구글 Research에서는 돌고래 명령어 번역에 AI를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돌고래의 초음파 클릭 소리를 수집하여 패턴을 분석하고, 그 의미를 유추해내는 것이다.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진은 AI를 통해 돼지의 다양한 울음소리를 행복, 슬픔, 극도의 스트레스 등 20가지 감정으로 분류하는데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팀이 동물 소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동물 감정 분석 AI 기술을 개발 중이다. 반려견의 울음소리로 감정을 파악하고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앱도 선보일 예정이다.

향후 이러한 AI 동물 번역기는 반려동물을 비롯해 가축, 야생동물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인간이 동물의 언어를 이해하게 되면 그들의 복지를 증진하고 서로 조화롭게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술과 윤리의 조화를 위한 과제

동물과의 소통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지만, 윤리적 고민이 뒤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BCI 기술의 경우, 동물 실험 과정에서 고통을 유발하거나 뇌에 손상을 줄 위험이 있다. 기술 오용으로 동물을 통제하고 그들의 자유의지를 침해할 소지도 있다.

AI 동물 번역기 역시 프라이버시 침해, 오역으로 인한 혼란 등의 문제가 제기된다. 동물원이나 농장에서 동물들의 내밀한 대화를 엿듣고 감시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 인간의 필요에 따라 동물의 행동을 조종하는 일이 벌어질까 우려된다.

따라서 동물과의 소통 기술 발전과 함께 윤리 규범 정립도 필요하다. 동물실험에 대한 지침을 강화하고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해야 한다. BCI 기술의 동물 적용 범위와 한계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 AI 동물 번역에 있어서도 오남용을 방지하고 동물의 자유와 존엄을 보장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인간이 동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을 바꿔야 한다. 동물은 인간의 소유물이 아니라 고유한 생명권을 지닌 존재임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동물과의 교감은 그들을 지배하고 이용하기 위함이 아니라 더 나은 공존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결론

BCI와 AI 기술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10년 내 동물과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기술의 진보로 동물과 교감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온 것이다. 이는 동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그들의 복지와 권리를 증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더불어 인간 또한 동물과의 소통을 통해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동물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구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게 될 것이다.

동물과의 소통 혁명은 결코 한순간에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기술의 발전만큼이나 인식의 변화와 사회적 합의, 철학적 성찰이 수반되어야 한다. BCI와 AI라는 새 술을 담기 위해서는 '동물관'이라는 낡은 부대를 새것으로 바꿔야 한다. 기술과 윤리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동물-인간 소통이 가능해질 것이다.

우리에겐 동물과 함께 이 지구를 살아가야 할 책임이 있다. 동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과 공감하는 것은 그 책임의 시작이 될 것이다. 기술을 통해 열린 소통의 장, 그곳에서 인간과 동물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평화롭게 공존하는 미래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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