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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문해력 위기 : 깊이 있는 사고력 회복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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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ngaru 2024. 5. 2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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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은 정보 습득과 사고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의 독서량 감소와 영상 콘텐츠 소비 증가는 문해력 하락과 깊이 있는 사고력 저하라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2021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종합 독서율(종이책+전자책+오디오북)은 2015년 65.3%에서 2021년 43.2%로 급락했다. 반면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숏폼 동영상 플랫폼에서 하루 1시간 이상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미디어 소비 행태의 변화는 인지발달과 학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디지털 시대에 요구되는 새로운 문해력은 무엇이며 어떻게 함양할 것인가?

 

 

 

문해력 저하의 뿌리 - 출판 산업 위축, 독서 인구 감소, 숏폼 콘텐츠의 범람

 

 

 

출판 산업의 장기적인 침체와 독서 인구의 급격한 감소는 문해력 하락의 구조적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0 출판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출판사 수는 22%, 종이책 판매량은 18% 감소했다. 20대의 독서율은 2015년 82.2%에서 2019년 55.7%로 급락해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유튜브, 틱톡 등을 통한 숏폼 콘텐츠 소비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21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10대와 20대의 유튜브 이용률은 각각 93.2%, 95.9%에 달했고, 이들은 관련 플랫폼에서 하루 평균 1시간 이상을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단편적이고 자극적인 영상 콘텐츠에 장시간 노출되는 것이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충동성 증가 등 부정적 뇌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영상 콘텐츠 과다 소비의 폐해 - '디지털 치매'와 '팝콘브레인'

 

 

 

최근 숏폼 콘텐츠의 폭발적 증가는 청년 세대의 뇌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베이징대 연구팀은 이런 콘텐츠에 과다 노출된 대학생들의 뇌를 분석한 결과, 집중력 결핍, 기억력 감퇴 등 인지기능 저하와 연관된 수동적 뇌 활동이 증가했음을 확인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희원 교수는 "숏폼 콘텐츠가 뇌의 보상중추를 자극해 중독성을 유발하고, 현실의 즐거움에 둔감해지는 이른바 '팝콘브레인'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편적 영상에 길들여진 세대가 글을 깊이 읽고 이해하는 능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한 설문조사 결과 청소년의 38%가 책읽기에 어려움을 느끼며 문장 이해에 곤란을 겪는다고 답했다. 영상은 주어진 정보를 그대로 수용하는 수동적 행위인 반면, 독서는 글의 맥락을 파악하고 논리를 조직하는 능동적 사고를 요구한다. 깊이 읽기의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곧 비판적 사고와 통합적 이해의 어려움으로 직결된다.

 

 

 

문해력 회복을 위한 전략 - 교육과 학습의 혁신

 

 

문해력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 사회가 협력하는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책 읽는 문화를 복원하고 교육과정에서 독서의 비중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대학교육에서는 토론과 글쓰기 중심의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을 증진시켜야 한다.

동시에 디지털 미디어의 교육적 활용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실감형 콘텐츠는 학습 동기와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다만 이런 신기술은 책을 통한 깊이 있는 사유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교육도 시급하다. 디지털 원주민 세대에게는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읽어내고 콘텐츠를 능동적으로 생산하는 역량이 요구된다. 정보와 지식을 올바르게 선별하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야말로 디지털 시민성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도서관, 서점, 박물관 등 문화기반시설에도 교육적 역할이 주어져야 한다.

 

 

 

결론

 

 

신뢰할 만한 책읽기와 깊이 사색하는 습관의 가치는 디지털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한다. 우리는 영상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도 인류 지성사를 꿰뚫는 고전의 힘을 잊어서는 안 된다. 책을 통해 시공간을 초월하는 소통과 공감의 상상력을 열어가야 한다.

동시에 비평적 안목을 갖춘 능동적 미디어 활용 능력도 갖춰야 한다. 디지털 기술은 새로운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인간의 인지 능력을 확장시킬 잠재력이 있다. 중요한 것은 아날로그적 가치와 디지털 리터러시의 조화로운 융합이다.

깊이 있는 독서와 비판적 미디어 활용을 통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창의적 사고력과 균형 잡힌 통찰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가정과 학교 나아가 온 사회가 이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실천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